페달 잠수함으로 대서양을 횡단한다고?

2009. 1. 31. 16:21, 건강, 스포츠odlinuf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및 아프리카 대륙을 나누는 바다인 대서양을 페달에만 의지하여 횡단하려는 일반인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계획을 가진 사람이 있다. 좁은 대한민국 땅덩어리를 자전거로만 종단 아니 횡단하는 것도 힘든데 페달이 동력원인 1인용 잠수함을 타고 건넌다는 것이다. 이 무슨 정신 나간 짓인지 모르겠다. New Scientist에 따르면, Ted Ciamillo라는 미국인이 자신이 직접 제작한 잠수함을 이용 올해 하반기에 입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아래가 바로 제작 중인 '페달' 잠수함의 실물 사진과 모형도다.


잠수함 모형도 크게보기 (1610x833)

이 잠수함은 앞서 말했듯이 페달에 의해 작동되며, 기존 잠수함과는 달리 내부가 바닷물로 채워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Ciamillo는 잠수복을 입고 이 속에서 스쿠버 다이빙 장비로 숨을 쉬면서 수심 약 2m 깊이에서 잠항하게 된다. 아프리카 서안 Cape Verde에서 출발해 약 3,700km 떨어진 Barbados에 도착하기까지 5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낮에는 바다 속에서 페달만 밟고 밤이 되면 수면 위로 떠올라 잠수함 위에 텐트를 설치하여 수면을 취하고, 밤중에 다행히 적당한 방향으로 바람만 불어 준다면 연을 날려 그가 잠든 동안에도 얼마간 이동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식사에 대한 언급은 없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바다에서의 활동이 늘 그렇듯 날씨가 걸림돌이다. 만약 파도가 잠수함을 오랫동안 깊은 곳에 가둬 놨다가 순식간에 다시 수면 가까이 끌어올린다면 잠수병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실내 온도(수온)를 낮게 유지할 것인가다. 그가 이동하는 경로의 해수면 평균 수온은 약 30°C로 예상하고 있으며 태양열이 실내 바닷물을 가열하는 것을 막도록 잠수함 윗면은 빛을 반사할 수 있는 재료로 코팅할 것이라 한다.

과학자들은 Ciamillo의 이번 모험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이 소식이 New Scientist 같은 유명 잡지에 실릴 정도면. 뜻밖에도,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심해 생물권(biosphere)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는 것처럼 해수면 가까운 곳의 생물권도 미지의 영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제 발로 탐험에 나서겠다고 한 Ciamillo에게 과학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는 모양이다.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잠수함이 운항하는 깊이에서 활동하는 바다 생물을 관찰할 고성능 비디오 카메라가 그가 타고 갈 잠수함에 부착된다. 그리고 지원선(船)이 그를 따라다니며 하루에 한 번 카메라의 배터리와 하드 드라이브, 부족한 공기 등을 교체할 계획이다.

정신 나간 짓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로 말했지만, 난 사실 이런 모험심 강한 사람들을 존경한다. 상대적으로 모험심 없는 탓일 지도 모르겠다. 현재 인간이 바다 생물권에 대해 약 5%밖에 파헤치지 못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마저 없었다면 5%가 아니라 0.1%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과거 유럽인들의 그저 배를 불리기 위한 탐험은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말이다. 아무쪼록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Ciamillo의 이번 모험이 성공적으로 끝마쳐지길 동 세대 사람으로서 마음으로나마 응원한다.

UPDATE (2009.1.31, 오후 08:08) 이 프로젝트는 Subhuman Project로서 프로젝트 웹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지금에야 알고 부랴부랴 링크한다. 준비상황 등에 관한 여러 동영상을 볼 수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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