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타되는 법 가르치는 유명 대학교

2009. 2. 7. 23:05, 역사, 교육 — odlinuf 씀

미국 뉴욕에 위치한 파슨스(Parsons The New School for Design)는 이웃 학교인 FIT와 더불어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유명한 디자인 관련 대학교다. 자연스레 두 학교 모두 디자인을 전공하려는 여러 한국 유학 준비생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내 주변에도 각 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몇 있다. 학교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일을 하는 탓인지 현재는 온라인상에서 그들을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곤 있지만, 실은 아마 나를 피하려는 것일지도. -_-

이번에 살펴보니 파슨스에는 22개의 학부 및 대학원 과정을 개설해 놓았는데, 디자인 학교에서 데이터베이스와 프로그래밍까지 가르치는 줄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또한, Design & Technology이라고 하는 대학원 과정에서 'Collaboration Studio'라는 과목은 요강에 따르면 학생들이 팀을 이뤄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협동심을 기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작년 가을학기 동안에 아주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던 모양이다. 제목에 쓰여있듯 그것은 바로 학생들이 인터넷에서 유명인이 되어야 하는 프로젝트다. 블로그 운영하는 사람치고 유명세를 싫어하는 사람이야 있겠느냐마는, 대학교에서 그것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교에서 인터넷 유명인이 되는 법을 가르치다니,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설마 낚시질을 가르치진 않을테고. : )

Jon Favreau는 이 사진 한 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 프로젝트 제목은 'Internet Famous'며, 학점에 관한 것은 찾을 수 없었고, 다만 과목이 과목이니만큼 성적 산출되는 방식이 색다르다. 공부와는 상관없이 학기가 끝날 때 누가 더 유명한가에 따라 성적이 좌우된다. 물론 유명해지는 방법은 수업시간에 강사가 교육하며, 학생들은 무조건 블로그나 트위터 등 자신만의 공간을 적어도 하나씩 만들어 그곳에 글을 발행하던가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식으로 이 프로젝트는 진행된다. 유명하다는 것을 판별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살펴봤더니, 여러분이나 내가 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방문자 수와 외부 링크 수, 댓글, 온라인 친구 수 등이다.

한 학생은 유명해지기 위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T 팬티만 입고 자전거를 타며 뉴욕 시내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이것으로 모자랐던 걸까. 아깝게도 그는 그 주의 '유명인사'에 뽑히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 거주하시는 분 중에 혹시라도 이 사람을 봤다면 교과과정의 일환이었으니 오해는 말아주시길. :-)

다시 심기일전하여 금융위기 탓에 파산한 사람인 양 푯말을 들고 길거리에서 구걸하고 다녔는데, 언론에서 그를 취재했고 결국 이것이 먹혀들어 그 주 1등을 차지했다.

14명의 학생이 업로드한 프로젝트 관련 동영상이 vimeo에 그룹 페이지에 업로드되어 있고, 멤버 각자의 페이지나 프로젝트 웹사이트로 가면 그들의 블로그 및 기타 웹사이트를 링크시켜 놓았으니 방문하셔서 재미있게 감상하시기 바란다.

블로거로서 혹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한 사람으로서, 혹시나 인터넷 강의가 개설되어 있다면 한 번쯤 수강하여 어떤 것을 가르치는지 알아보고 싶다. 여러분도 이들처럼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지고 싶다면, 양복 입고 여의도에서 구걸하거나 또는 따뜻한 날을 골라 팬티만 입고 강남역 사거리, 명동 한복판에서 자전거를 타고 질주해보시기 바란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무늬가 그려져 있는 T 팬티라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