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베어의 속내를 함부로 까발리지 말라

2009. 1. 28. 11:42, 디자인, 예술odlinuf

내 인생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져본 인형은 ET 인형이다. 어린 마음에 ET가 왜 그리 귀여워 보였는지. 부끄럽지만, 한동안은 잘 때도 곁에 두고 잔 것으로 기억한다. 비닐 비스름한 재질로 만들어져 1년도 못 가 헤지고 내용물이 튀어나와 아쉬움을 뒤로한 채 ET와 나는 헤어져야 했다. 아무리 장삿속이라지만 어떻게 인형을 그런 식으로 만들 수 있는지 원. 우연인지 애니메이션 WALL-E에 등장하는 로봇을 볼 때면 그 ET 인형이 연상되어 가슴이 쓰라릴 때가 있는데...저 감수성 풍부한거 맞죠? -_-

인형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참 알다가도 모를 인형이 테디베어다. ET 인형처럼 어설프게 만들어서도 곤란하지만, 금과 다이아몬드 등 각종 보석을 사용해 수억 원을 호가하도록 만든 인형은 우리 '서민'들에게 있어 역시 곤란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영국의 한 유명 백화점이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8천만 원이 넘는 테디베어를 판 적이 있는데, 금사(金絲),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금으로 만들어져 아이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충분한가? 도대체 이걸 갖고 노는 아이들은 뉘 집 자식들일까.

image via Telegraph

하지만, 그래봐야 아무 소용없다. 아무리 비싸다 한들 까뒤집어 놓으면 그놈이 그놈인 걸. Kent Rogowski라는 예술가가 테디베어 인형으로 재미있는 작업을 했다. 멀쩡한 테디베어를 발랑 까뒤집어 속을 다시 채워넣고 전혀 새로운 테디베어를 탄생시킨 것이다.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내 마음대로 제목을 붙여봤다. '발랑 까진 테디베어'




앞서 소개한 8,000만 원짜리 테디베어도 뒤집어 놓으면 당연히 이런 모양일게다. 제주도 테디베어 박물관에 있는 그 뭣이냐...루이뷔통으로 치장한 2억 원짜리 테디베어도 역시 마찬가지일 테고. Kent Rogowski의 웹사이트에서 더 많은 작품을 구경할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가한 시간에 들러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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