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숙녀의 Mail Goggles 리뷰

2008. 10. 17. 13:26, 과학, ITodlinuf
지난 주, Gmail은 사람들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나중에 후회할 만한 이메일을 발송하지 못하게 하도록 Mail Goggles라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나서 타 서비스와 차별화된 아주 재미있는 기능이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 솟더군요. 그러나, 절대로 취하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 끊어 버리는 제 술버릇(?) 때문에 실험이 불가능하다 여기고, 혹시 다른 분들이 지난 주 금요일 밤 경험을 토대로 주말께 리뷰를 쓰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블로고스피어를 지켜봤습니다만, 이틀동안 그런 글은 찾아볼 수 없었고, 이후 서서히 잊혀져 가던 차에 Claire Suddath라는 기자가 자신의 Mail Goggles 경험을 시간대별로 정리해서 Time지에 기고한 "Testing Google's 'Drunk E-Mail' Protector"라는 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여성의 결론은..."너무 쉽다."정도?



항상 말씀드리지만 의역은 난무, 그러나 최대한 작가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오역도 간간히 있을 수 있으니 많은 지적바랍니다.
준비물: 와인 2병, 노트북 컴퓨터 1대, 대학동창 Laura

실험:
오후 10:03 Mail Goggles가 활성화됨. 제정신일 때의 산수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테스트용 이메일을 보냄. 22에서 12를 빼보고 혹시나 내가 너무 무력해져서 숫자 10이 떠올리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한다. "난이도를 변경할 수 있다는 거 알잖아."라고 Laura가 말함. 와인을 조금 마시고 난이도를 3으로 조정한 뒤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오후 10:25 와인 한 잔을 다 마시고 나서 최근에 좋지않은 데이트를 했던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냄. Mail Goggles가 작동되지 않는다. - 산수문제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메일은 그냥 보내졌다. "아마 로그아웃한 다음에 다시 로그인해야 할거야."라고 Laura가 말해준다. 그말이 맞다. 그렇지만, 이런 식이라면 이는 Mail Goggles 시스템의 큰 단점이다. 아무도 매번 Gmail을 사용하고 나서 로그아웃하지 않을테니까.

오후 10:45 와인 두 잔을 마시고는 또 한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그의 눈썹이 너무 짙어서 Jonas Brothers 멤버중 한 명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매번 그를 볼 때마다 이 생각을 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이메일이 발송된다. 이제 그 친구는 앞으로 며칠 간 내 전화를 무시할 거다. Mail Goggles의 난이도를 최고치인 5로 변경하고자 마음 먹는다.
[Jonas Brothers: 형제들로 구성된 밴드. 미국에서 꽤나 유명한 것으로 추정됨.]

오후 11:10 와인 세 잔째. 문제 420+152는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알고 지내는 한 여자에게 그녀의 종교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과 그녀가 입는 옷은 유행이 지난 것들 뿐이라고 적은 이메일을 보낸다.

오후 11:35 반 잔을 더 마심. 이제 알딸딸하니 기분이 좋다. 답을 실수로 잘못 적어서 두 번 시도해야 했지만 Laura에게 와인을 더 마시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는데 성공한다. Laura가 "하지만 난 여기 옆에 앉아 있잖아."라고  얘기하면서 점잖게 두 번째 병을 연다.

오전 12:17 네 잔째. 석사학위를 갖고도 취직못한 친구에게 "일단 부모님 집에서 나온 다음 현실적인 직업을 찾아보는게 어때?"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다.

오전 12:43 직장 동료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경기 침체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다.

오전 1:09 Mail Goggles가 나로 하여금 "8x2"를 두 번 대답하게 만든다. 이것은 내 사촌에게 발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기회가 되버린다.

오전 1:37 와인을 좀 더 마시고, 한 친구에게 팔에 있는 범상치 않은 문신이 나이가 들면서 우스꽝스럽게 변해간다고 말하고 싶지만, 제대로 입력할 수가 없고 게다가 517-139가 생각나지 않아 당황스러워 진다. "물마시고 잠이나 자."라고 Mail Goggles가 얘기해 주지만, 이것이 오히려 나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시도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 번 더. 세 번째 시도만에 그에게 모욕적인 말을 전하는데 성공한다.

오전 1:52 그거 알아? 난 연락을 하지 않고 있는 내 전 남자친구에게도 이메일을 보내야 했다고. Mail Goggles는 42를 7로 나누게만 할 뿐, 어처구니 없는 내 결정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이 기능은 "어쩌자는 건데?"나 "등신같은 놈."과 같은 특정한 문장들을 걸러낸다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오전 2:32 이전에 보낸 이메일들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마지막 이메일을 쓰려고 하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계산을 할 수가 없다.

오전 2:47 소파에서 잠들고 30분 후에 깬다. 목이 마르고 혼란스럽다. Laura는 집에가고 없다.

오전 10:15 무슨 불만있냐고 묻는 답장이 세 개가 와 있다.

이 사람의 결론은 "피곤해서 못보내면 못보냈지, (실수는 있었더라도) 계산을 못해서 못보내는 경우는 없었다."입니다. 따라서, 구글이 문제의 난이도를 좀 더 다양화 해야지만 이용자들이 낭패를 보는 경우가 훨씬 더 적어질 것으로 예상되는군요. 난이도를 최고로 높였는데도 불구하고 '8x2'라는 문제가 나타난다는 것은 이용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조속한 조치가 취해지기를 바랍니다. :-)


Sourc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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