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이 되면, 스페인 북부 해안가의 한 마을 Lekeitio에서는 1일부터 8일까지 약 일주일에 걸쳐 San Antolin Festival이 열립니다. 이 축제에서는 퍼레이드와 음식경연, 콘서트 등등의 갖가지 행사가 펼쳐지는데, 보통 축제가 그러하듯이 San Antolin 축제도 중반을 넘어가면서 절정으로 치닫게 되고, 그 정점에서 외국인의 눈으로 보기엔 약간은 oddly enough한 대회가 펼쳐집니다. "Antzar Eguna - Day of Geese - 거위들의 날"
image by Jorlo (flickr.com/photos/jorlo)
거위들의 그냥 '날'이 아니라 이 날은 거위가 수난의 대상이 되는 날입니다. Antzar Eguna라고 불리는 이 경기는 보통 9월 5일, 바다와 육지에서 동시에 열립니다. 바다에서 열리는 경기 방식을 중점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팀간 보트경주의 일환으로 이 행사가 치러지게 되는데, 일단 부두와 배의 돛에 긴 줄을 묶어 연결해 놓습니다. 그런 다음, 이 날의 주인공인 죽은 거위를 줄 가운데쯤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한 채 매답니다. 각 팀은 노를 젓는 사람들과 거위와 사투(?)를 벌일 한 사람을 선발하고, 팀원들이 보트를 타고 거위가 매달려 있는 근처까지 노를 저어 다가가면, 나머지 이 한 사람이 배에서 뛰어 올라 거위를 붙잡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거위의 목을 붙잡아야 합니다.
이후 양쪽에 줄을 잡고 대기하던 사람들이 매달린 사람을 떨어뜨리기 위해 있는 힘껏 줄을 흔들어 댑니다. 이 경기의 관건은 매달린 사람이 거위의 목을 최단시간 내에 떼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ㅎㄷㄷㄷㄷㄷ 살벌한 축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거위 머리를 더 많이 떼어내는 팀이 이긴다는 얘기도 있지만 조사해본 바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OE1)
육지에서 펼쳐지는 경기의 방식은 이와 비슷하지만, 참가자가 말을 타고 거위를 향해 달려간다고 합니다. 참고로 경기가 더 어렵게 진행되기 위해 거위의 몸에 윤활유(grease)를 바릅니다. 또한, 몇 십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경기에서는 살아있는 거위를 줄에 매달았었고 최근에는 AI(Avian Influenza, 조류독감)로 인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짝퉁 거위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글을 읽으시면서 잔인한 것 아니냐며 모두 의아해 하셨겠죠. 예상하셨겠지만, 이 대회도 동물애호가들의 반대가 심하다고 합니다.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벨기에의 Geraardsbergen 마을 사람들이 Krakelingen 축제를 고수하겠다는 것처럼 San Antolin 축제측도 이 대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역사가 350년이나 되는데 그들이 쉽게 포기하리라고 보진 않습니다.
OE1. Antzar Eguna경기는 보트경주의 한 부분입니다. 일종의 장애물인 셈이죠. 다수의 거위 머리를 획득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경주의 의미가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따라서 단시간 내에 거위 머리를 떼어내면 기다리던 보트가 다시 경주를 시작하는 그런 방식인 것으로 추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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