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하늘을 날다 - skybike

2009. 2. 22. 22:15, 문화, 여행, 음식odlinuf

  일부 남성과 대부분 여성이 싫어하는 군대 이야기를 조금만 할까 한다. 훈련소에서 기초 훈련을 받을 때, 운이 좋았었는지 내가 속한 조는 '외줄타기' 훈련은 하나도 받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편이 더 맞다. 어쩐 일인지 우리 조 차례만 되면 점심 식사시간이 되거나, 그날 훈련을 마칠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줄 하나에만 내 몸을 의지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모른다. 당시엔 힘든 훈련을 받지 않는다는 것에만 정신이 쏠려 동료들과 마냥 기뻐했는데, 지나고 나니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크다. 군대를 벗어나면 돈 주고 해야 하는 '놀이'가 아닌가.

  앞서 링크묶음에서 잠깐 소개했던 일본 놀이공원의 '하늘을 나는 자전거'가 롤러코스터처럼 레일 위를 달린다면, 지금 소개하려는 이 자전거는 줄 하나에만 매달려 허공을 달리는 2인승 신개념(?) 자전거다. 또한, 일본 자전거가 한 구간에서만 오금을 저리게 만든다면, 이 자전거는 타는 사람에 따라 앉아있는 내내 오금이 저리게끔 하는 능력이 있어 보인다.

  미국 콜로라도 발명가인 Jason Bailey씨는 최근 'skybike'를 선보였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 자전거는 38m 높이의 벼랑과 건너편 언덕 사이에 설치된 약 140m 길이의 줄을 따라 움직인다.

  어느 날 그가 벼랑 위에 올라 건너편을 바라보던 중 갑자기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계곡 반대편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가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단다. 이것은 사람들 머리 위를 떠다니는 유년 시절 자신의 상상과 맞아떨어졌고, 영화 E.T.에서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장면에서도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명색이 자전거이니만큼 페달을 밟음으로써 나아가며, 후진도 가능하다. 최대 227kg(탑승자 2명, 자전거)까지 견딜 수 있고, 마치 평평한 도로 위를 달리는 것처럼 줄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자 유압장치를 사용했으며, 이를 기초로 다양한 안정성 실험을 거쳤다. 실험을 마쳤다고 해서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매번 유압장치를 테스트해보고 안전하다고 판단한 후에야 운행한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설명을 읽고서 사전에 상당한 조사와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그가 매우 꼼꼼하다고 느꼈는데, 일례로, 아이가 앞에 탈 때를 대비해 실수로 안전장치를 풀지 못하도록 앞좌석 버클은 의자 뒷부분에 오게 했다는 것이다.

  skybike는 현재 그가 사는 지역의 명물이 되었으며,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짜릿한 경험을 하고자 일부러 들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콜로라도에 살거나 여행할 계획이 있는 분은 한 번 쯤 skybike를 타보는 것도 심신 단련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며, skybike의 국내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아, 그리고 혹시나 군대 거저 다녀왔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말씀드리자면, 나머지 기초 훈련과정은 모두 이수했다. 비록 나머지 2년 동안은 훈련이 최소화된 곳에서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는 일을 했지만. : )


All images via plasmac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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