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결혼생활을 좇아 도망친 아이들

2009. 1. 6. 15:37, 사건, 사고odlinuf
인생에서 결혼이란 매우 중요하다. 20-30여 년 동안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오던 두 사람이 만나 한집에서 살며 남은 인생을 함께한다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여기는 것임과 동시에 오묘한 자연의 섭리가 아닐 수 없다. 비록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을 주장하며 홀로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곤 하나, 진정으로 독신을 즐기는 이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결혼이 단순히 두 사람이 한집에 사는 것 이상이라는 것은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다. (나도 결혼하고 싶을 뿐이고! -_-)

결혼은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하는 것이 보통인데, 간혹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말미암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듯이, 둘이서 도망을 간다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식의 방법 말이다. 새해를 맞아 아프리카로 가서 따뜻한 결혼식을 올리려던 한 독일 커플의 계획이 경찰에 의해 무산되는 아픔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의 이러한 결정은 이들의 인생을 위해서 옳은 결정이었다고 굳게 믿는다. 조금 특이한 커플이기 때문이다.

이 둘의 나이는 모두 합쳐 열하나. 다섯 살, 여섯 살 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순진무구한 아이들이다. 게다가 남자 아이의 일곱 살짜리 누나도 끼어 있었다. 이 깜찍한 사건은 아이들의 가족이 함께 모여 새해 전날 밤을 함께 보낸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남자 아이가 두 여자 아이들에게 최근 이탈리아에 다녀왔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어린 마음에 충동적으로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서 결혼식을 올리자는 결론에 이른다. 이튿날 새벽, 이들은 짐을 꾸려 부모 몰래 집을 나와 기차역에서 공항 가는 기차를 타려고 서성이다 역 경비원의 의심을 샀으며, 이윽고 경찰이 개입했다. 독일 경찰은 이 아이들을 돈이 없으면 공항까지 갈 수 없다고 설득하면서 한편으론 경찰서를 공짜로 구경시켜 준다는 말로 구슬려 다행히 부모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한다.

독일의 겨울이 얼마나 음산하고 추웠으면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다 했을까. 문득 사계절이 (과거에는) 뚜렷한, 삼한사온의 겨울이 있는 대한민국에 산다는 사실이 행복하게만 느껴진다. 적어도 따뜻한 곳에서 결혼하고 싶다며 야반도주하는 아이들은 없지 않은가. 참고로, 아래 그림은 구글 Earth에서 이 아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Langenhagen)을 중심으로 하여 독일 영토를 캡쳐한 화면이다.


보이는 것처럼 현재 이 마을의 기온은 영하 12도다. 알아보니 2008년 12월 31일 이 지역 최저 기온은 영하 10도 근처, 최고 기온은 영하 2도, 해를 볼 수 있던 시간은 x표로 나타나 있다. 31일은 하루종일 해를 볼 수 없었다는 말일게다. 그리고 이 지역 사람들은 2주 동안 햇빛을 하루 평균 2.5시간 정도밖에 볼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과거 영하 20도의 추위를 2년 이상 경험해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이런 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오랫동안 해를 볼 수 없다면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라도 지겹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지 않을까.


Source: B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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