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칠면조들의 명복을 빕니다

2008. 11. 28. 12:43, 문화, 여행, 음식odlinuf
Thanksgiving Day, 추수 감사절. 우리에게 추석이 있다면 미국 사람들에겐 추수 감사절이 있습니다. 뿔뿔이 흩어져 사는 미국인들도 이 날만큼은 온 가족 또는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많은 음식 중에서도 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단연 turkey(칠면조)일 것입니다.

미국인이 추수 감사절에 칠면조를 먹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과거 영국에서 추수 감사절에 거위를 즐겨 먹던 습관이 미국에서는 거위보다 더 흔했던 칠면조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거나, 혹은 단순히 맛은 없지만 칠면조 살이 닭이나 오리보다 더 많아서라거나, 미국에 정착한 청교도들이 인디언들과 불가침 조약을 맺고서 첫 추수 감사절에 인디언들을 초대해 대접한 요리가 칠면조였는데 이것이 전통이 되었다는 등. 그래서 Thanksgiving Day를 또 다른 말로 Turkey Day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어제 미국 농무부(Department of Agriculture)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추수 감사절 당일인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27일에 소비되는 칠면조는 모두 약 4천5백만 마리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어제 하루 동안 4천5백만 마리의 칠면조가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미국 인구가 약 3억이니 대충 한 사람당 적어도 밥그릇 하나 정도의 양은 먹은 셈입니다. 그냥 버려지는 양도 어마어마하겠지요.

미 대통령에게 사면받고 있는 운 좋은 칠면조. 2007년 추수 감사절. image by *Rick* [저작권 CCL]

그들의 문화이기에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만,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길러지는 칠면조 처지에서 볼 때 매년 이 추수 감사절이 두려움의 대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칠면조들 에게도 비록 경쟁률(45,000,000:1)은 높지만, 한 가닥 희망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 대통령에 의해 사면을 받는 것입니다. 백악관에서 열리는 추수 감사절 행사에서 구제된 이 칠면조는 천수를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11월 27일에 목숨을 잃은 칠면조들의 명복을 빕니다. 칠면조에게 자유를! Freed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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