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 베껴가는 기자들 읽으시오

2009. 6. 28. 10:43, 비지니스, 시사odlinuf

올해 들어 심심찮게 제 블로그 글이 온라인 기사에 등장하는 걸 발견합니다. 특히 국민일보 한 기자와 일부 조인스 아메리카 인턴 기자분들이 제 블로그를 애독(?)하시는 모양이더군요. 어찌 됐건 오늘까지는 기자라고 부르겠습니다. 제게 다른 몹쓸 소리 들을 요량이라면 이제껏 하던 대로 하시고 그렇지 않다면 아래 사항을 잘 지켜 주세요. 존댓말도 오늘까집니다.

제 블로그 글마다 맨 아래를 보시면 CCL(Creative Commons License) 표시가 있습니다. 기자라는 명함을 내밀려면 이런 것쯤은 아셔야겠지만, 이것도 모르시는 것 같아 설명합니다. 저는 친절하니까요.

제가 아는 CCL이란, 글쓴이가 다른 사람을 위해 정해 놓은 이용 약관입니다. 즉, 이 약관만 지키면 내용물을 전문/부분 인용하더라도 저작권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씀이지요. 제 블로그는 Creative Commons License 2.0을 채택했습니다. 링크로 걸어 놓은 곳에 가셔서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혹시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기자분을 위해 또 설명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저는 친절하니까요.

이 저작물은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가 정한 조건하에서만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제 블로그 글은 '돈 벌 목적'으로 가져다 쓸 수 없으며, 인용한 곳엔 반드시 제 이름을 명기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제가 쓴 그대로 인용해야 한다는 소립니다. 보기 좋으라고 붙여 놓은 거 아니에요. 그리고 엄밀히 따져서 기사에 제 글을 인용할 순 없지만,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이에 무지한 기자분들이 매번 이 사항을 무시하더군요. 오늘도 조인스 아메리카에서 인턴 기자로 일하는 분이 제 글을 무단으로 인용한 흔적을 발견했는데 위 CCL을 철저하게 무시했습니다. 기자가 발로 뛰며 기사를 써도 모자랄 판국에 손가락만 까딱하며 기사 하나 뚝딱 만들어 내면서 이 정도도 못 지킵니까? 하찮은 블로거인 저조차 그 정도는 지킵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저작권이 문제 될 거라 보이면 가능한 한 이메일을 보내 허락이라도 구합니다. 지금부터 30분간 반성하세요. 여태껏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참았는데 오늘은 술김에 글을 하나 써서라도 스트레스 한번 풀어야겠다는 결심을 해서 이렇게 손가락을 놀립니다.

이런 글까지 쓰게 만든 가장 최근 기사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래 제 글과 조인스 아메리카 기자가 쓴 기사 중에 의심이 가는 부분을 일부 발췌해봤습니다. 지난 24일에 썼던 "신체적, 정신적 노화가 멈춘 소녀"란 글입니다. 이 중 마지막이 결정적이지요.

조인스 아메리카 기사 제 글
다른 10대들처럼 학교에 다니며 젊음을 만끽해야 할 나이이지만, 브룩은 어린아이처럼 젖니가 있으며 몸무게는 약 7kg에 키는 76cm라고 한다. 브룩의 몸에서 자라는 것은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 뿐이다. 식도가 너무 좁아 음식이 역류해 폐렴을 일으킬 수 있어 위에 직접 음식을 투여한다. 열여섯 살임에도 젖니가 있으며, 뼈 나이는 10살 정도, 몸무게는 약 7kg에 키는 76cm다. 말은 못하지만, 주변 사람은 누군지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고 갓난아이처럼 칭얼댐으로써 싫어하는 것을 표현한다. Brooke 몸에서 자라는 거라곤 머리카락과 손톱, 발톱뿐이다. 식도가 너무나도 좁아 음식이 역류해서 폐로 들어갈까 봐 배에 관을 삽입하여 음식을 투여한다.
그녀의 부모에 따르면 브룩은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희귀병에 걸린 적도 없고, 유전적 이상이 발견된 적도 없어 의사들조차 그녀의 성장이 멈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Brooke은 여태까지 알려진 어떤 희귀한 병에 걸린 적도 없고 유전적 이상이 발견되지도 않았다. .... 의사조차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증세에 대해 미스터리라고 얘기한다. 그 누구도 Brooke이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브룩이 노화의 실마리를 쥐었는지 우리도 밝혀내고 싶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돕고 싶은 심정이다. 저마다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듯, 이것이 바로 우리 딸이 태어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Brooke이 노화의 실마리를 쥐었는지 우리도 밝혀내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답니다. 저마다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듯, 이것이 바로 우리 딸이 태어난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사 인용했으니 이거 역 저작권 침해인가요? ㄷㄷㄷ

보고 계신가요, 조인스 아메리카 인턴 기자님? 하나만 올리려 했으나, 술김에 덤으로 국민일보 기자가 쓴 글도 링크로 소개합니다. 6월 22일에 썼던 유튜브 악플 생성기 관련 글입니다. 아, 이 분은 제가 아는 것만 두 개입니다.

그래도 국민일보에 몸담은 이 기자분은 조인스 아메리카 인턴 기자보단 양반입니다. 제 이름을 'o******'라고 밝혔으니까요. 직함에 '인턴' 딱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일까요? UPDATE(2009.6.29, 오전 9:29) 지금 국민일보 기사를 확인하니 제 이름을 'od*****'라고 해놨더군요. 감사합니다, 기자님! 참 너그러우세요. -_-

Oddly Enough 애독 기자분 중에 여기까지 읽은 분이 있을지 의문이지만, 요새 여기저기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기삿거리 찾는 기자들이 꽤 있는 모양입니다. 기삿거리를 발견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블로거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번호를 남겼다면 전화를 걸어 동의를 구하는 겁니다. 물론 따로 저작권 관련 내용이 있다면 그걸 참고하면 되겠지요. 이도 저도 없다면 닥치고 동의를 구하세요. 급해서 그마저 어렵다면 일단 인용하고 나서 그 블로거에게 연락해 양해를 구하세요. 그리고 그 기사엔 블로그 주소와 블로거 이름 정도는 남겨야 떳떳할 겁니다. 기자 체면에 연락하기 부끄럽다고요? 지금 하는 짓이 더 부끄럽습니다.

여보세요 남 블로그 글 아무 소리없이 가져다 쓰는 기자님들, 언론사는커녕 무가지 회사 문턱조차 밟아보지 않은 제게 이런 말까지 들어야겠습니까? 나중에 높은 자리 올랐을 때 여러분이 이렇게 기사를 써서 그 자리 꿰찬 걸 후배들이 알면 부끄럽지 않겠어요? 잘 좀 합시다, 우리. 지구 온난화도 심하다는데 서로 얼굴까지 붉혀 온난화를 가속할 필요는 없잖아요. 화이팅(?), OK?

이 사실을 널리 알려 불펌 기자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아래 추천버튼을 눌러 주세요. 이슈가 되면 그런 기자들이 또 이 글을 인용해 기사화할 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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