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오케스트라 연주도 가짜

2008. 8. 28. 10:31, 사건, 사고odlinu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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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1세기 올림픽은 립싱크가 대세를 이룰 전망인 모양입니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당시 귀여운 꼬마 여자아이의 음성이 사실은 다른 아이의 것이었다라는 사실은 이미 뉴스를 통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도 모자라 불꽃놀이를 CG(Computer Graphics)처리했다는 뉴스는 세계를 경악케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거 다른 나라들이 했던 것을 답습한 것에 불과합니다. 알고 보면 놀랠 것도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지난 2000년 하계 올림픽은 다섯 개 도시가 경합을 벌인 끝에 베이징을 근소한 표차로 따돌린 호주의 시드니가 개최권을 얻었습니다. 21세기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2000년 하계 올림픽은 그 어느 해보다 세간의 관심이 컷었지요. 이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던 탓인지 시드니 올림픽 개막식에서 연주를 담당했던 시드니 교향악단이 라이브 연주를 했던 것이 아니라, 미리 녹음된 음악을 사용했다는 것이 담당자(Libby Christie, Managing Director)와의 인터뷰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기사와 뉴욕타임즈 기자 Mike Nizz의 블로그 글에 의하면, 시드니 교향악단이 개막식 당시 연주했던 모든 음악은 사전에 녹음된 것이라고 합니다.
   "It was all pre-recorded and the MSO did record a minority of the music that
   was performed. It's correct that we were basically miming to a pre-recording.
   - 모두 미리 녹음된 것이었고 MSO가 그 중 일부를 담당했었죠. 우리가 미리 녹음된
     음악에 맞추어 흉내만 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의역, 오역있음)
    * MSO는 Melbourne Symphony Orchestra(멜버른 교향악단)입니다.

Christie는 덧붙여 당시 올림픽 조직위측이 어떤 것도 운에 맞기려 하지 않았다며,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고 양도 많았기 때문에 다른 교향악단의 지원이 불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MSO측 관계자도 양이 많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만약 자신들이 맡았다 해도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시드니 교향악단을 두둔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Mike Nizz와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후에도 이같은 일이 반복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도 있습니다만, 2003년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되었던 Commonwealth Games에서도 멜버른 교향악단은 녹음된 연주음악을 사용했고,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노래가 사실은 대회 개막 수 일 전에 녹음된 것이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꼬마아이의 음성이 조작되었던 것입니다. 위 세 나라 모두 전 세계인들이 보고 있는 큰 무대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자국의 이미지에 먹칠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은 프로페셔널들이 중압감에 못이겨 우리가 흔히 말하는 '립싱크'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이번 일까지 널리 알려졌으니, 앞으로는 어느 나라나 국제경기를 개최할 때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말그대로 거리낌 없이 립싱크를 하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 개막식 사건도 있었고 해서 폐막식 때는 비, 성룡, 유덕화 등이 나와 노래를 부를 때 혹시 저들이 립싱크하는 것은 아닌가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국제대회 관전 포인트(틀린 곳 찾아내기)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기분은 좋습니다만,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가 없군요.

Source: Sydney Morning Herald, NY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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