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낮잠은 안녕하십니까 - 낮잠용 의자

2008. 9. 8. 16:07, 디자인, 예술odlinuf
image by Sonya

학창시절에 가장 괴로웠던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졸음과의 싸움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항우장사도 손을 내 젓는다는 그 무거운 눈꺼풀을 당해낼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음..이렇게 적고나서 생각해 보니 한 명 있군요. 한비야 누님. 모든 걸 떠나 체력과 정신적인 면에서 정말로 대단하신 분입니다.

아직도 oddly enough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물론 그들 모두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영국의 도서관에서는 우리나라 흔히 그러하듯 점심먹은 후 책상에 엎드려 자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 친구의 일화를 소개해 드리면 어느정도 감이 잡히실 겁니다. 똑똑하고 공부도 매우 잘하던 (한국인) 친구가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였고, 웬만하면 공부중에 허튼 짓을 하지 않는 그 친구가 얼마나 잠이 쏟아지던지 잠깐 책상에 엎드려 낮잠을 청하게 되었지요. 얼마 후 누군가 등을 살짝 두드리며 깨우더랍니다. 얼굴에 벌건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던 그 친구의 옆에는 도서관 직원 한 분이 서 있었고 이어지는 그분의 한마디, "Are you okay? - 너 괜찮니?"였습니다.

그 직원이 그렇게 생각을 했는지, 아니면 주위에 앉아있던 학생중 한 명이 제 친구가 쓰러져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정의로운 마음에 신고(?)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정도로 영국에서는 책상에 엎드려 잔다는 것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닙니다. 아마도 책상에 엎드려 잔다는 것이 그네들에게는 상식에 벗어나는 행동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혹시 앵글로 색슨족 전부가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제가 있었던 곳의 사람들만 갖고 있던 투철한 정신력인지 아직까지도 궁금합니다.

어찌되었건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을 기피하는 사람들을 위해 낮잠용 의자까지도 고안되어 있더군요. 뜻밖에도 디자이너가 독일인이라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이라고는 하지만, 그림으로만 보면 저 의자가 얼마나 편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드는데, 일단 앉아있는 사람은 무척 편해 보입니다. 의자에 진동 알람이라도 하나 있으면 훨씬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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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따로 방을 마련하여 이 의자를 여러 대 갖다 놓고 밤샘작업을 한 직장인들을 위해 수면실을 운용하면 작업 능률도 다소 상승할 것입니다. 지금도 졸음을 쫓기 위해 하라는 일은 하지않고 열심히 인터넷을 배회하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도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잠깐이나마 맘놓고 잘 수 있도록 회사에 수면실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해 보세요. 단, 사후 책임은 못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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