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눈사람 부대 출동 준비 끝

2008. 12. 21. 18:39, 비지니스, 시사odlinuf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 겨울. 지금 어렴풋이 기억나는 거라곤 눈이 많이 쌓인 날 아침이면 완전무장을 하고 밖으로 나가 친구, 동생, 형, 누나들과 눈싸움도 하고, 주먹만 하게 뭉친 눈덩이 두 개를 이리저리 굴려 제법 큼지막해지면 하나를 얹어 이곳저곳 장식하여 멋진 눈사람을 만들던 것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때가 참 좋았다. 지금 아이들도 눈이 오면 이렇게 노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눈사람을 만들어 놓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다. 친구들과 협동해서 만들어 더 그랬는지도. 우리에겐 이렇게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따뜻한 나라, 가까이 대만과 홍콩만 하더라도 눈 구경은 할 수 없다. 인공 눈이라면 모를까. 그래서 겨울이면 우리나라로 '눈 관광'을 오는 외국인들이 있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중년이 훨씬 넘었는데 아직 '눈 맛'을 못 본 이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지역이 있다. 일본의 홋카이도 삿포로(札幌) 일대는 알다시피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다. 겨울이면 눈으로 뒤덮이는 홋카이도의 한 마을, 하야키타(早来) 사람들이 20년 넘도록 운영해 온 사업은 조금 특별하다. 그 사업이란 바로 눈을 모아서 포장하여 섬 밖으로 수출하는 것. 눈을 담는 용기(?)마저도 특별한데, 스티로폼으로 만든 눈사람이다. 일본에서는 눈사람을 '유키다루마(雪だるま)'라고 한단다. 그래서 제품 이름도 '유키다루마'다. 유키다루마 'A'형은 4천 엔(약 5만 7천 원), 'B'형은 5천 엔(약 7만 2천 원)이라고 한다. 모두 세금과 배송비가 포함된 가격이다. 1986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65,000개 이상을 팔았다고 하니, 어림잡아 매년 3,000개씩 판 셈이다.

눈사람 부대..?

물도 팔고 공기도 파는 세상인데 눈이라고 팔지 말라는 법 없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싶어하는 따뜻한 지방의 아이들이라면. 추운 북쪽에서 보내온 '눈'을 '눈'으로 본 남쪽 아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다물지 못하는 아이들의 입이 눈에 선하다.

OE. 올해 하야키타 마을에 눈이 적게 와 이웃 마을 아비라(安平)에서 눈을 공수해다 제품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하야키타 마을은 아비라 마을에 비용을 지불해야 할까?

UPDATE(2008.12.22, 오전 9:51) 위 내용 중 잘못된 정보가 있어 정정합니다. 일본의 알프스는 삿포로 일대가 아닌 혼슈 쥬부지역 산맥을 일컫는다고 한 분이 친절히 댓글로 알려주셨습니다. 죄송합니다.


Source: Asahi, Yomi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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